최근 이빨때문에 치과다녀오느라 역삼역 GS타워를 거쳐갔는데, 문화공간이란 데에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 사진이 걸려있었다. 보통은 국내외 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걸어 놓는 공간인데, 제법 좋아하는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이 걸리다니! 전시 글귀을 좀 읽어 보니 11월 25일에 괴물의 아이라는 작품이 정식 개봉한다는 것! 이걸 안 볼 이유가 전혀 없어서.. 오늘 이제 어제구나 조조영화로 보고 왔다. 사실 일본에는 올해 초인가에 개봉했었다고 한다.
원래 일본애니메이션 좋아하기도 하지만,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워즈를 진짜 재밌게 봤었다. 늑대아이는 좀 약하지 않았나 싶기도 ㅋㅋㅋㅋ
여튼 기대를 갖고 약간 졸린 상태로 감상했다. 스토리는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소년, 렌(큐타)이 집을 뛰쳐나와 방황하다가, 인간세상에 마실나온 쿠마테츠라는 괴물에게 스카웃(?)당해 괴물이 사는 세계로 가서 성장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원래 영화 스토리 이런걸 설명을 잘 못하는 타입이라....(그냥 말을 잘 못하는 거지)
여튼 재밌었다.
마음에 어둠이 있는 큐타가 하루하루 정진해서 성장하는 장면도 보기 좋았고, 다혈질에 성질급한 쿠마테츠가 큐타를 가르치며, 동시에 자신도 성장하는 장면도 보기 흐믓했다. 갑툭튀로 인간계로 나가서 전개되는 카에데와의 러브라인은 스토리 진행상 꼭 필요 했었겠지만..... -_-; 부러웠달까 ㅋㅋㅋㅋㅋㅋㅋ
아픔을 갖고 있는 소년이 성장하면서 자신의 상황을 받아드리고, 생각을 정리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정립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동시에 되는대로 살고 있는 내 자신도 반성.
중간중간 깨알같은 만담식 개그때문에 육성으로 터져서 주변에 민폐를 끼쳤다. 이거 좀 위험한듯. 농담삼아서 요새 나 히키코모리야 라고 하고다녔는데 이러다 진짜 히키코모리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조심해야지. 그래도 그 늑대처럼 생긴 상인 셋이 내기 하는 장면은 안 웃을수 없었다.
후반부에 가서는 이 영화 뭔가 연극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들의 작은 행동과 대사에 초점이 맞춰 지면서 각 장면들이 마치 오페라나, 연극의 한 장면 같아 보였달까? 시선처리하면서 대사치는 부분은 정말 그랬다. 애니메이션도 이런식으로 보일 수도 있구나 싶었다..
소설의 내용을 잘 버무려서 이야기 진행에 활용한 점도 재밌었다. CG도 더할나위 없었고... 지나가는 장면에서 시장의 괴물들을 카툰렌더링으로 처리한 점도 눈에 띄었다.
나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이후로 계속 호소다 마모루의 빅 팬이다. 일본 감독중에 유일하게 이름 기억하는 듯.. 미야자키 하야오는 다 아니까 논외로 하자. 여튼 나오는 작품들은 웬만하면 안 빼고 다 보고 있기도 하고, 사실 한국에선 비주류에 속하는 일본애니메이션이라, 개봉해주는 것 만으로도 고마운 심정이다.
이놈의 글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모르겠다. 일단 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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